움베르토 에코의 최신작 『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』을 재미있게 읽기 위한 세 권의 책 중 그 두 번째, 에드몽 로스탕의 『시라노』. 이 책은 17세기 프랑스의 실존 인물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모티브로 한 5막 운문 희곡이다. 자유분방한 철학자이자 뛰어난 풍자 작가이며 당대 최고의 검술가였던 그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『삼총사』의 주인공 달타냥 의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.문무의 재능을 겸비한 호쾌한 귀족 시라노는 자신의 아름답고 재기 넘치는 사촌 록산을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 있지만, 기형적으로 생긴 거대한 코를 가진 추남인 자신은 사랑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감정을 전하지 못한다. 그러던 중 록산은 시라노의 부대에 배속된 젊은 귀족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고, 시라..